2020년 회고

2020년을 놓아주며 2020년을 어떻게 보냈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들어가며

사실 회고 작성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몇 년 후에 작성한 회고를 보면 워낙 오그라들기도 하고 뿌듯함보다는 반성이 가득한 회고를 작성하다 보니 머쓱함을 넘어 씁쓸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회고의 결론은 내년에 더 노력하겠습니다! 선언하는데 잘 지키지 못하고 있다.


경력관리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니던 회사를 퇴사 후 재취업 활동을 진행했다.
평소에는 조금 힘들더라도 재직 중에 이직을 추진했지만 이번에는 좋은 제안이나 기회가 보여서 일단 퇴사를 진행했다.

꽤나 많은 면접에 참여했다.
면접 자체가 공부이며 배움이기에 도전할 수 있었고
회사의 방향과 내 동기부여의 일치성을 맞춰보는 시간 자체가 흥미로웠다.
테크 면접은 당연히 그 자체로 큰 실전이다.

면접을 보면 볼수록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동안 실력에 비해 면접을 잘 보는 성향이라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시즌에는 오히려 정반대였다. 확실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고 내 가치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신입에 가까웠던 시절보다 질문에 대한 깊이와 수준이 올라갔고 그동안 쌓은 경력에 대한 증명이 필요했다.

면접 복기 후 확인된 문제점

  • 깊이가 부족한 대답
  • 심플하지 못한 논리와 설명
  • 많은 지식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혼재
  • 질문에 동문서답하거나 꼬리물기에 정신없이 횡설수설
  • 명확히 알고 있는 것도 압박감을 느끼면 스스로를 의심하며 흔들림
  • 퇴사 및 잦은 이직에 대한 압박 질문 대처
  • 떨어진 자신감

꼭 위의 단점을 극복해야겠다.

결론적으로 2020년 재취업은 실패에 가까웠다.
잦은 이직에 발목 잡힌 경우도 많았고 역량으로 이를 뒤집지도 못했다.
애초에 회사가 원하는 기준에 개인 역량 자체가 부족했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또한 오래 일하며 기여하고 싶은 회사를 목표로 찾다 보니 더욱 고민이 많아 어딘가에 속하는 것에 대한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독서

0. 자바스크립트를 말하다 (다독)

가장 좋아하는 기본서 중 하나다.
이미 본 책이지만 다시 한번 빠르게 훑어봤고 역시나 좋았다.

JavaScript를 순전히 언어로만 바라보며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었다.

1. 객체지향 자바스크립트의 원리 (다독)

Nicholas C. Zakas 를 존경하게 되었다.

이것도 이미 본 책이지만 분량이 적어 아주 빠르게 다시 한번 훑어볼 수 있었다.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얇지 않다.

2. 함께 자라기 (정독)

원래 인기 있는 책이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뒤늦게 입소문이 나며 핫했던 책 중 하나다.

성장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었고 핵심과 통찰을 넘어 수치적인 데이터로 성장을 설명한다.
보는 내내 흥미로웠고 성장을 대하는 태도와 행동에 대해 반성할 수 있었다.

3.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정독)

한빛미디어의 나는 리뷰어다 2020를 통해 읽어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제목과 표지가 내용이라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훌륭한 이력을 가진 Camille Fournier가 엔지니어에서 관리자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관리자가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제시하며 꿀팁들이 매우 즐비한다.

해외 IT 현실과 우리나라 IT 현실은 상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았고 나중에 관리자가 된다면 꼭 한번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았다.

4. 울트라러닝 (정독)

저자가 MIT 챌린지를 통해 엄청난 학습을 이뤄내며 정리한 9가지 법칙을 토대로 써 내려간 책이다.

함께 자라기를 읽은 다음 바로 읽어서 그런지 매우 흥미로웠고 성장과 학습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었다.

5. 실전 리액트 프로그래밍 (정독)

카카오페이지의 이재승님이 카카오페이지 웹 React 포팅 후기를 작성하시더니 책까지 출간하셨다.

실무와 경험에 철저히 입각한 내용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코드를 함께 타이핑하지는 않고 책을 쭉쭉 읽어나갔는데 개정판까지 재출간되어 내년에는 개정판을 제대로 읽기 위해 다독에 도전해봐야겠다.

6. Hello Coding 그림으로 개념을 이해하는 알고리즘 (정독)

분명 알고리즘 서적 중에서도 입문 수준의 책인데 이해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알고리즘을 못 본 척 외면한 게 참 후회가 된다.

7. 웹 앱 API 개발을 위한 GraphQL (정독)

회사에 GraphQL 도입을 고민하며 PoC 했던 적이 있었고 그때 가볍게 읽었던 책이다.

읽은 후 도입도 내용 정리도 하지 않았고 기억에 남은 것이 딱히 없다.

8. 리팩터링 2판 (정독 + 스터디)

출시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했던 책인데 1판이 어려우니 나중에 읽을까 고민만 하는 와중에 한빛미디어 측에서 책을 제공받았고 기왕 읽는 김에 제대로 읽어보자 싶어 스터디 그룹까지 참여하며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기대에 비해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전체적인 코드 베이스는 JavaScript로 작성되었으나 코드는 Java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Java의 철학을 억지로 씌우는 느낌이며 저자가 정리하고 명명한 리팩터링 기법이 너무 불필요한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몇몇 챕터는 굉장히 훌륭했고 개인적으로 리팩터링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할 수 있었다.


스터디

0. 멘토링

직접 함께 일할 팀원을 뽑기 위해 발품을 뛰고 면접관을 하며 신입 혹은 인턴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과거에는 과외나 강의를 통해 누군가를 가르친 경험이 있지만 사내에서 누군가를 이끌고 가르쳐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타인의 입장과 수준에 맞춰 지식을 이해하고 가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어떠한 개념과 논리에 대해 서로 동등한 위치를 가지거나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토론하지 않기에 이런 프로토콜을 맞춰나가는 과정의 연속이었고 시간이 많이 들지만 멘토와 멘티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1. 부스트코스 코딩뉴비챌린지 - CS50

너무나도 유명한 하버드 CS50 강좌부스트코스에서 플립 러닝 방식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그룹 스터디로 진행할 수 있었으며 스터디 리더로 사람을 모아 좋은 스터디원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이상하게 네트워크와 웹 생태계를 다루지 않고 온전히 C언어에만 집중한 커리큘럼이라 막판에 흥미와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

2. 리팩터링 2판

자바카페의 리팩터링 2판 독서 스터디에 참여했다.
아주 흔한 독서 스터디 포맷으로 매주 정해진 분량을 학습 후 이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지속되기 어려운 포맷이지만 스터디를 리딩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길고 험난한 여정을 끝낼 수 있었다.

3. 1일 1커밋

카카오프로젝트100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1일 1커밋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
개발 쪽에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보이지 않아 직접 1일 1커밋 프로젝트를 개설한 후 리딩했다.

처음으로 100일 이상 1일 1커밋을 수행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간단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2개나 만들었다.

좋은 습관과 인연을 만들 수 있었던 프로젝트로 다음에 또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4. 블랙커피

프로그래머스라는 플랫폼과 유사한 스터디를 진행하는 곳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많이 수행했는데 훌륭한 에너지와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코드 리뷰 도중 코드의 단점과 문제점만을 찾는 나 자신을 보며 회의감이 든 적이 있다.
내가 뭐라고 남의 코드에 피드백을 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5. 수원 Front-end 개발자 모임

생각보다 수원 Front-end 개발자가 많이 보이길래 한 평생 수원에서 살아온 추억과 로컬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고자 모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들 너무 바쁘고 코로나로 인해 동기부여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모임이 소홀했으나 코로나가 끝나면 로컬 커뮤니케이션을 다시 한번 일으켜봐야겠다.

경쟁률이 매우 치열했고 애매한 연차라 참여가 어려웠지만 운 좋게 참여할 수 있었다.

역시 김민태님의 강의는 견문을 넓히고 기술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된다.

7. 글또

개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자로서 글을 작성하고 읽는 것에 관심이 많다.
글또 이전에는 Post a Week이라는 블로그 챌린지나 블랙커피 블로그 글쓰기에 함께한 적이 있었지만 다른 업계 혹은 업종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다.

글또의 수 많은 장점 중 이 부분이 끌렸고 아주 운좋게 합류할 수 있었다.
사실 시기상 2020년 보다는 2021년에 더 활동할 예정이다.


오픈소스

0. 로드맵 번역

2018년부터 매년 Web Developer Roadmap번역했고 역시 2020년에도 하게 되었다.
이제는 다른 분이 직접 원본 저장소에 PR 하는 것 같은데 애매하게 겹치게 되어 2021년부터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1. TypeScript 번역

몇 년 전 TypeScript 스터디를 진행하며 스터디원분들과 공식 문서를 직접 번역했다.

막상 번역할 때는 배우는 것이 많았지만 리소스가 많이 들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관리가 안 되고 방치되고 있었다.
역시나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새롭게 번역하시는 분들이 계셨고 아예 관리하던 오거나이저를 넘길 수 있었다.
(현재는 TypeScript 개발팀에서 공식적으로 번역 PR을 받고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

0. Nuxt Real World

현재 재직 중인 곳에서 Nuxt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일단 코드를 인계받으며 리팩터링 과정을 가지려고 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신규 스펙에 대한 요구 사항이 많고 이미 돌아가는 코드에 굳이 위험한 행동과 불필요한 리소스를 쏟을 이유도 없었다.

때문에 향후 적용을 위한 선행 학습을 위해 RealWorld를 진행했다.
마침 Nuxt로 개발된 샘플이 존재하지 않아 오픈 소스에 기여해본다는 생각으로 Nuxt Real World에 도전했다.

Vue Composition API와 Nuxt 그리고 TypeScript에 적응하고 있는 Vue & Nuxt 생태계에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었고 회사에서 개발할 때도 어느 정도 방향을 잡고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오픈소스에 PR을 남겨놨는데 받아줄지는 모르겠다.

1. Recoil Todo

지겨운 Todo 앱을 아주 간단하게 또 만들어봤다.
쏟아지는 각종 Front-end 생태계가 이제 좀 잠잠해지나 싶더니 페이스북에서 새로운 상태 관리를 내놓고 말았다.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해 아주 간단한 Recoil Todo 앱을 만들었다.

React 팀이 Recoil을 만들어낸 이유가 궁금했었고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했었는데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2021년 목표

0. 나만의 퍼스널 블로그

현재 Hexo 기반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간간이 아티클을 올리는 정도인데 블로그를 넘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도메인 구입 후 기획만 하고 있지만 1년을 목표로 차근차근 꾸준히 진행해봐야겠다.

1. 서비스 출시

아이디어는 넘치는데 항상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포기했다.
주로 실패했던 이유는 회사 업무, 함께하는 동료들의 이탈, 완벽주의가 있다.

앞으로는 혼자 한다 생각하고 묵묵히 아이디어를 구현해야겠다.

2. 변하지 않을 지식과 깊이

면접을 보며 피부로 부족함을 느꼈다.
근 몇 년 동안 회사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한 인스턴트 학습법을 실행했고 변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학습한 경험이 더 많다.

다시 돌아보면 신입 시절에는 이론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에 몰두하느라 입력 위주의 학습 방법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고
무언가를 구현하는 입장이 되니 경험과 해결 방법이 모자라 다시 인출 위주로만 학습을 했다.
입력과 인출의 조화를 이뤄야 했었는데 최근 몇 년의 경력을 쌓는 동안 신입 시절에 쌓아놓은 지식을 바탕으로 인출만 했던 게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이제는 조금 더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학습할 필요가 있고 변하지 않을 지식에 더 깊이 다가갈 필요가 있다.

3. 영어

분명 번역 활동을 할 때는 영어를 보고 읽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었는데
번역 활동을 손에 놓고 나서부터는 부분 부분 번역기를 돌리며 빠르게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만 몰두했고 영어를 이해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극적인 노력과 변화는 힘들겠지만 의식적으로 듣고 읽는 것을 습관화해야겠다.

4. 책

한 달에 한 권 읽는 것이 2020년 목표였으나 실패했다.
다독을 합쳐서 2020년 한 해 동안 총 10권 정도를 읽었으니 너무 아쉽다.

  • 2021년의 나의 독서 방법
  1. 주로 변하지 않을 지식에 대해 학습하기
  2. 다독하기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여러 책 독서)
  3. 다독하기 (여러 차례 다시 읽기)
  4. 최소 한 달에 2권 독서

학습 방향의 우선 순위는 언제나 변하지 않을 지식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5. 운동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미친듯한 야근으로 몸이 안 좋아졌는데
퇴사 후 몸이 좋아지나 싶더니 코로나로 재택 근무를 하며 몸이 더 안 좋아졌다.

건강한 몸에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게 분명하다.
조금이라도 더 이불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겠다.


마치며

어느 회사를 다니든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것부터 생각했다.
많은 것에 기여하고 도전하려 부단히 움직이긴 했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보다는 타인에게 영향을 받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게 언제나 그렇듯 서비스와 프로젝트에 주는 영향에만 몰두했고 그것만이 본분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팀 빌딩을 하던 중 다른 동료들의 성장과 업무를 도우며 팀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한 단계 나아감을 느꼈다.
이제는 다수의 사람들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서비스와 프로젝트를 넘어 어느 한 곳에 소속되어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또한 개발자에 대한 키워드와 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부분은 당연히 잘해야 하는 덕목이고 앞으로는 서비스와 팀에 기여하는 방법에 관점을 가지며 다른 무언가에 또 도전하고 싶다.

그렇게 되려면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하는 데 이런 관심과 남기고 싶은 영향력들을 정리해 내년에는 단순한 개발자가 아닌 개발도 하고 또 다른 +@도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그만큼 훌륭한 역량과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해보이고 2021년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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